디지로그

문화생활/책 2007. 8. 7. 19:45


"지은이가 할아버지인데, 보통 젊은이들보다 디지털을 더 잘알아"라는 말로 소개 받은 이 책은 나에게 참 색다른 풍경을 선사해줬다.
사실 〈디지로그〉 라는 말에 의미를 생각 했을 때, 디지털+무엇 을 의미 하는 줄 알고는 냉큼 읽었지만, 회를 거듭할 수록 느껴지는 것들은 아날로그화 된 디지털??

작가는 상당부분을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.

그러므로 이 책은 와성된 것이 아니다.
읽는 사람의 상상력 속에서 조금씩 발효되어 가는 머루주이다.


머루주는 담가주었으되 그 머루주를 얼마나 숙성시켜 맛있게 먹을지는 독자의 몫인 것이다. 섣부르게 먹을 것인가 향과 맛을 다 음미할수 있을 만큼 상상력을 발휘할것인가? 에 대한 물음이 되돌아온다.

이 책 대단하다. 수 많은 사례들을 들며 작가는 박학과 다식을 자랑한다.
사물을 보는 눈이 일반사람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심한 관찰에, 풍부한 지식에, 이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에 놀란다. 주변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확장하며 더 나아가서 시대를 표현하는 마음이 놀랍다. 작가가 보고 읽고 체험한 것들은 우리도 체험한 것들이다. 그것에 혼을 넣고 생명력을 넣어 준 것은 우리가 미처 하지 못한 일이다. 작가의 썰은 쭉 이어진다.

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. 그가 이야기하는 〈디지로그〉는 결국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상호보완적일 수밖에 없으며 애초부터 자웅동체의 운명을 지닌 것임을 상징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다.

설정

트랙백

댓글